사회초년생으로 발을 내딛고 받은 첫 월급의 기쁨도 잠시. 금방 현실적인 고민이 닥쳤다. 바로 '어떻게 돈을 모아야 할까'라는 것. 이제 사회인이 됐으니 슬슬 목돈도 마련하고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는 압박이 시작됐다.
뉴스1에 따르면 정부와 은행권에서 "청년층의 자산형성을 돕겠다"며 출시한 정책금융상품인 '청년도약계좌'는 믿음직한 버팀목으로 보였다. 기자가 직접 청년도약계좌에 대해 알아보고 신청하기로 했다.
그러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고금리 시기에 살펴 본 청년도약계좌는 '득'보다 '실'이 더 많아 보였다.
◇시중은행 적금도 연 5%인데…기본소득만 넘어도 연 5.5%로 금리↓
먼저 청년도약계좌를 신청하기에 앞서 어떤 은행의 상품이 가장 적합할지부터 살펴봤다.
청년도약계좌는 연 4.5% 기본 금리에 소득조건에 따라 최대 0.5%의 우대금리, 은행별로 우대조건을 만족시 최대 1.0%의 우대금리가 더해져 최대 연 6.0% 금리가 적용된다. 여기에 소득 조건에 따른 정부지원금을 매달 최대 2만1000~2만4000원 받을 수 있다.
다만 금리의 경우, 소득조건 우대금리는 최저임금 기준 연봉(2472만8880원)만 넘으면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가입자의 최대 금리는 연 5.5%에 그쳤다.
여러 은행의 금리 우대 혜택을 살펴본 결과 KB국민은행의 청년도약계좌가 우대 금리가 높았다. 통상 은행들이 가장 많은 우대 금리를 제공하는 조건인 '급여 이체' 때문이다.
KB청년도약계좌는 은행급여이체(0.6%)를 비롯해 △월 2건 공과금 이체(0.3%) △주택청약 신규가입(0.1%)까지 최대로 우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다만 소득 우대금리(0.5%)는 총급여 2400만원 미만 기준을 충족할 수 없어 결국 최대 금리는 연 5.5%였다.
신청 절차는 간단했다.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을 연 뒤 '금융상품' 메뉴로 들어가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은행 앱에서도 △최고금리 연 6.0% △60개월 기간 △월 1000~70만원 납입에 대한 안내가 나왔다.
이후 등록된 성명과 전화번호, 이메일, 자택 정보가 맞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진행된다. 정보를 확인하면 개인정보 제공 동의 절차를 거쳐 신청이 완료된다. 5분도 안 되어 청년도약계좌 신청이 끝났다. 결과는 서민금융진흥원을 통해 신청일로부터 약 3주 뒤 통지된다고 전달받았다.
◇일신상 변화 많은 2030, 청년도약계좌 혜택위한 '5년 만기'도 부담
그러나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현 시점에서 청년도약계좌를 시중은행 예적금상품과 비교했을 때, 사회초년생에게 청년도약계좌가 과연 큰 장점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들었다.
최저임금 이상의 급여를 받는 사회초년생이 청년도약계좌에 가입해 정부기여금, 비과세 혜택까지 받을 경우, 연 6~8% 수준의 시중 적금 상품에 가입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계산됐다.
그러나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서 찾아본 시중은행의 적금 상품 중에도 연 5% 이상의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들이 적지 않았다.
일례로 토스뱅크의 '토스뱅크 자유 적금'은 최대 36개의 납입기간 동안 매달 10만~300만원을 납입할 수 있다. 우대 조건도 '만기까지 매달 자동이체 성공'으로 단순하다.
약간 욕심을 부려 월 130만원을 납부하는 것으로 계산했더니 360만7500원이라는 금액이 이자로 나왔다. 원금인 4680만원과 합산하면 총 5040만7500원이다. 5년 동안 정부의 도움을 받아 모은 금액과 3년 동안 일반 적금으로 모은 돈이 더 큰 셈이다.
물론 비과세 혜택까지 고려하면 청년도약계좌로 모을 수 있는 금액은 더 늘겠지만, 이를 감안해도 압도적인 차이로 보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5년'이라는 납입기간도 부담으로 다가왔다. 청년도약계좌는 가입자의 사망이나 이민, 퇴사 등 특별중도해지 사유를 제외하고 5년 만기를 채우지 못하면 혜택이 제공되지 않는다.
그러나 독립이나 결혼, 취업, 이직 등 일신상의 변화가 많은 2030 입장에서 청년도약계좌의 '5년'이라는 납입기간은 작지 않은 부담으로 다가왔다.
결국, 차라리 비교적 예측 가능한 미래를 기준으로 허리띠를 졸라매 더 많은 금액을 납입기간이 짧은 상품에 붓고, 만기 도래 후 다른 상품을 찾는 게 더 낫겠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