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희 의전비서관, 김건희 여사 측근이었다
김승희 대통령비서실 의전비서관의 초등학교 3학년 딸이 2학년 후배를 상대로 전치 9주의 상해를 입혔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2023년 10월 20일,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대통령실 의전비서관 자녀의 학폭 문제가 오늘 국회 교육위원회 국감에서 제기됐다"며 "대통령실은 즉각 해당 비서관에 대한 공직기강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조사를 위해 내일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순방 수행단에서 해당 비서관을 배제 조치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승희 비서관의 부재로 이번 순방에서는 김태진 외교부 의전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의전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앞서 이날 오전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기도교육청 등에 대한 국회 교육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김 비서관 딸의 폭행 사건을 공개했습니다.
그는 "석 달 전에 김승희 비서관의 딸인 초등학교 3학년 여학생이 방과 후 2학년 여학생을 화장실로 데려가 변기에 앉힌 다음 10차례 리코더와 주먹으로 머리, 얼굴, 팔 등을 폭행해 전치 9주의 상해를 입혔다"고 폭로했습니다.
이어 "피해 학생의 사진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얼굴이 피투성이가 될 정도로 심각한 폭행을 자행했다"며 "어떻게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이 이런 잔혹한 상해를 끼칠 수 있는가"라고 말했습니다.
김영호 의원은 "문제는 학폭 심의가 사건 발생 두 달이 넘어서야 열렸다"며 "피해 학생 어머니는 선처할 마음이 없다며 강제 전학을 요구했지만 강제 전학 대신 학급 교체 처분이 결정됐다. 가해 학생은 3학년생이고 피해 학생은 2학년이라서 동급생이 아닌데 학급 교체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라고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면서 "가해자 측은 3개월이 넘도록 사과하지 않고 있는 데다 학폭위의 심의 결과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다"며 "16점부터 강제전학 처분인데 가해 학생은 15점을 받아 강제 전학을 면했다. 피해 학생 학부모는 '심사위원들이 강제 전학 조치가 부담스러워 점수를 조정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갖고 가해 학생의 전학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김승희 비서관의 부인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보면 김 비서관과 윤석열 대통령이 함께 있는 사진이 올라와 있다"며 "이 사진을 올린 시점은 지난 7월 19일이며 이날은 학교장이 긴급조치로 가해 학생의 출석정지 결정을 내린 날이기도 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날 진술서를 작성한 후 딸을 데리고 귀가 조치 당해 굉장히 당황스러웠을 텐데 굳이 카톡 프로필에 왜 이 사진을 올렸는지 모르겠다"며 "남편이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것을 과시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카톡 프로필에 남편과 대통령이 있는 사진을 올려놨으니 학부모들과 선생님까지 아이의 부모가 누군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지 않았겠는가"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김승희 비서관은 김건희 여사와의 대학원 최고위 과정 인연으로, 지난 대선 때 윤석열 후보 캠프에 합류해서 의전 비서관까지 올라갔고 김 여사의 비선 실세로 알려진 인물이기도 하다"고 부연했습니다.
실제로 김승희 의전비서관은 김건희 여사와 2009년 고려대 언론대학원 최고위 과정을 함께 수료한 측근으로 알려져있습니다. 그는 서울 강남에 있는 한 이벤트 대행회사 대표 출신으로, 지난 대선 때 윤석열 캠프 홍보기획단장을 맡았습니다.
이후 그는 윤석열 정부 초기부터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근무해왔으며, 김일범 전 비서관 사퇴로 지난 4월 승진 임명됐습니다. 현재 그는 의전비서관으로서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각종 국내외 행사를 밀착해서 보좌하는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김영호 의원은 "더 적절하지 못한 것은 가해자 어머니의 진술이다"라며 "전치 9주의 상해를 입혔는데 '사랑의 매'라고 생각했다고 기술했더라. 정말 충격적이다. 김승희 비서관은 가해자 부모로서 피해 학생과 가족에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끝으로 "이번 사건이 정순신, 이동관 자녀의 학폭처럼 '권력형 학폭 무마 사건'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국감에서 공개한다"면서 "김승희 비서관의 거취를 지켜보겠다"고 했습니다.
이를 들은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말씀한 내용 충분히 감안해서 아주 엄정하게 교육적으로 제대로 처리될 수 있도록 챙기겠다"며 "우리 교육청이 시범 운영 중인 화해중재단이 이 사건을 담당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승희 의전비서관의 거취와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공직기강 조사가 끝나야 된다"며 "학교나 상대 학생, 학부모의 입장도 있기 때문에 이를 종합적으로 본 다음에 말씀드리는 게 적절할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김승희 의전비서관 자녀 학폭 논란을 접한 누리꾼들은 "중3도 아니고 초3이 전치 9주 상해라니.. 충격적이다", "정치인 딸이면 아무리 어려도 좀 더 신중하게 행동했어야지. 김승희 비서관 아내도 남편 앞길 제대로 갈아엎었네. 카톡 프로필로 권력 과시나 하고", "김승희 비서관 딸이 폭행하면서 '우리 아빠가 누군지 알아?' 했을 생각하니 소름 돋는다. 얼마나 갑질을 해댔을까", "보통 학폭이 신고되면 늦어도 한 달 이내 학폭위원회가 열려야 하는데 학폭 자체가 묻히고 그것도 학교에서 자체 처리했다. 교통사고가 나도 전치 4주 넘기가 힘든데 정말 악마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기자명 김아영 [email protected]